불법하우스 빽빽한 시흥 목감천 일대
오락가락 정책 속 토지주 절반이 외지인금형공장·재활용업소·제조업 등 버젓이
“사실상 정부가 투기 빌미 제공” 부글부글
LH서 이전보상비·하우스 건설비도 받아
월 수백만원 임대수입… 탈세로 이어져
“알 만한 중견기업도 있다” 소문도 파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광명의 목감천 주변에는 불법 하우스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불법 하우스의 소유주는 매달 수백만원의 임대료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상과정에서 하우스의 건축비용까지 모두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물류창고로 쓰이는 불법 하우스.
14일 제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시흥의 목감천 주변에서 만난 주민 김모(58)씨는 불법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010년 보금자리지구 지정, 2015년 해제, 2021년 3기 신도시 지정 등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토지주 절반이 외지인으로 바뀌었고, 불법 하우스가 우후죽순 늘어났다”면서 “사실상 정부가 투기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차광막으로 덮인 하우스는 주로 고물상이나 물류창고로 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형공장과 재활용업소·건설자재·제조업 등 입주 업체들도 다양하다. 일부에서는 주거시설로도 쓰고 있다. 하우스의 설치 비용은 보통 3.3㎡(평)당 15만원 수준으로 100평이면 1500만원이다. 내부시설을 꾸민다고 해도 2500만원이면 실평수 100평 정도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월 임대료가 평당 1만 5000원 수준이다. 100평짜리 1개 동은 평균 매월 150만원을 받는다. 한 사람이 너댓 개씩 갖고 있어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일대에는 월 수백만원씩 불법 하우스의 월세를 받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인근 공인중개사가 귀띔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광명의 목감천 주변에는 불법 하우스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불법 하우스의 소유주는 매달 수백만원의 임대료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상과정에서 하우스의 건축비용까지 모두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공장으로 쓰이는 불법 하우스.
이들의 불법 하우스는 LH에서 이전보상비용을 받는다. 결국 임대료는 임대료대로 챙기고 하우스 건설비용까지 모두 LH에서 돌려받는 셈이다. 더해서 보상을 안 받고 버티면 약간의 영업손실 보상금까지 챙길 수 있다고 현지 공인중개사가 알려줬다. 광명시가 2015년부터 불법 하우스 등 978건 위법행위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지금도 360여개 불법 건축물이 그대로 영업하고 있다. A공인중개사 대표는 “LH에서 하우스 건설 비용뿐 아니라 알파까지 챙길 수 있고, 매달 수백만원의 임대료까지 생기는데 누가 불법 하우스를 짓지 않겠냐”면서 “불법 건축물의 이행강제금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올리는 등 강력한 행정 처분이 따르지 않으면 대규모 개발 예정지의 불법 행위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2021-03-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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