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악취… 샤워할 땐 사람 그림자”

“하수구 악취… 샤워할 땐 사람 그림자”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3-03-09 01:20
수정 2023-03-09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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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반지하 민원 분석

“열악한 주거환경 불만” 절반 육박
창문 앞 불법주차·불법촬영 호소도
“하수구 악취, 담배 연기가 집 안으로 유입됩니다. 맵고 답답한 집 안 공기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반지하에 거주 중이며 화장실이 길가에 있는데, 샤워할 때면 바깥에 사람 그림자가 보입니다. 경찰에도 몇 번 신고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최근 정부 민원시스템에 접수된 반지하 관련 민원이다.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접수된 이런 유형의 민원이 1405건에 달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8일 민원을 분석한 결과 ‘열악한 주거환경 관련 불만’이 47.4%(665건)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상습 침수피해를 호소하고 신속한 해결을 요구한 민원이 22.8%(320건), 거주자 안전 보장을 위해 주거 지원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17.2%(241건)로 뒤를 이었다. 열악한 주거환경 불만 민원에는 위생(31.0%), 누수(26.6%), 불법 주정차(19.1%), 소음·진동(10.2%), 방범·안전(6.2%) 불편 사례가 많았다.

한 민원인은 “방 창문 바로 앞에서 소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며 순찰을 부탁했고, 반지하 창문 앞 이면도로에 불법 주차한 차량 때문에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민원도 있었다. 또 다른 민원인은 “불법 촬영 등 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침수피해 민원은 2020년 여름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렸을 때도 109건이 접수됐는데, 당시는 반지하 침수위험 문제가 주목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폭우로 일가족이 숨지고 나서야 정부가 각종 대책을 세우고 있다.

권익위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12개 과제를 마련하고 관계부처에 개선을 권고했다. 먼저 국토교통부에는 반지하 등 열악한 거처에 대한 주거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행정안전부에는 반지하 가구 중 폭우가 내렸을 때 대피가 어려운 가구를 침수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출입문과 방범창을 개선하는 등 대비책 마련을 권고했다.
2023-03-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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